기업이 탁월한 성과를 창출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조직 구성원의 열정 지수를 높이는 데에도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여기서는 열정의 원천을 보다 면밀히 살펴보고, 해외 선진 기업의 다양한 사례를 토대로 구성원의 열정을 높일 수 있는 포인트들을 짚어본다.
기업의 경영자라면 누구나 이루고 싶은 원대한 꿈이 있다. 바로 ‘최고의 성과를 창출하는 일류 기업’으로 회사를 키우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더 나은 전략, 보다 효과적인 시스템, 혁신적인 경영 기법을 끊임없이 고민하는 경영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전략을 수립하고 이에 적합한 조직 운영 방식을 갖추었다 해도, 그 실행의 주체인 인재의 뒷받침 없이는 탁월한 조직 성과를 보장 받을 수 없다.
따라서 기업은 우수 인재를 확보/육성하는 데에 총력을 기해야 할 것이다. 현재는 물론 향후에도 지적 혹은 기술적인 면에서 높은 역량을 갖춘 인재를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기존 구성원의 전문성이 업그레이드될 수 있도록 투자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성과 차이, 열정이 좌우
하지만 이때 유념해야 할 점이 하나 있다. 이러한 투자 노력만으로 우수 인재를 충분히 확보했다거나, 인적 자원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구성원들이 아무리 뛰어난 지적 능력과 전문성을 갖추었다 해도, 조직의 성과 창출에 최선을 다해 몰입하려 들지 않는다면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직 구성원의 가슴속 깊은 곳으로부터 샘솟는 열정 에너지가 구성원의 기본적인 태도와 행동에 스며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가능할 때, 비로소 회사는 탁월한 성과 창출과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인재 경영의 교과서로 잘 알려진 GE사가 ‘열정(Passion)’을 인재 확보/육성의 핵심 가치로 강조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겠다.
감정적 헌신을 이끌어야
그렇다면 조직 구성원들에게 필요로 하는 열정의 개념은 무엇이고, 어디로부터 나오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열정에 대해 이야기할 때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키워드들이 있다. 바로 ‘활력이 넘치는’, ‘에너지로 가득찬’, ‘신명 나게 일하는’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는 그저 표면적으로 보여지는 행동 특성에 대한 느낌을 묘사한 것일 뿐 열정의 근본 실체는 아니다. 진정한 열정이란 ‘누가 강요하지 않았는데도 자발적으로 일에 몰입하고 활력적으로 일에 매진하는 모습’ 이라 하겠다. 이에 대해 Katzenbach라는 경영학자는 ‘조직 구성원의 열정은 감정적인 헌신(Emotional Commitment)으로부터 나온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단순한 동기부여만으로는 한계
조직 구성원의 감정적 헌신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구성원을 효과적으로 동기부여 할 수 있도록 회사 차원의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때 금전적 보상을 제공하거나 물리적 환경을 개선하는 노력은 그저 구성원의 불만을 감소시킬 뿐 진정한 만족 요인이 되지 못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는 일 자체에서 오는 성취감이나 책임감과 같은 소프트한 감성적 요인이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더 효과적인 동기부여 요소일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구성원의 열정 지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히 금전적 혹은 물리적 요소를 개선하는 데에 주력하기에 앞서, 보다 근원적인 열정의 원천을 면밀히 살펴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를 조직 운영 및 인적 자원 관리 방식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열정 지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하에서는 조직 구성원의 열정 지수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해외 선진 기업들의 다양한 사례를 토대로 열정의 원천을 탐색하고, 구성원의 열정을 높일 수 있는 몇 가지 포인트들을 짚어본다.
● 핵심 가치의 내재화
조직 구성원의 열정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기업 나름대로 구성원들의 자긍심과 열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핵심 가치를 보유하고 이를 내재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핵심 가치는 기업 고유의 차별적인 행동 코드를 담고 있어 구성원의 의사결정과 행동 방식의 기준이 된다. 이러한 핵심 가치가 마치 종교적 신념처럼 구성원들이 항상 따르고 지녀야 할 정신적인 밑바탕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면, 열정을 샘솟게 하는 가장 중요한 원천이 될 수 있을 것이다.
3M사의 경우를 보자. 이 회사의 비전은 ‘세상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이 되는 것’이라고 잘 알려져 있다. 이를 위해서는 회사 전반에 혁신 정신이 넘쳐 날 수 있도록 조직을 이끌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 중요성을 반영하듯 회사에서는 혁신이라는 핵심 가치가 조직 전체에 내재화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전개해 왔다. 예컨대 회사 매출의 30%가 지난 4년간 개발되었던 제품에서 나와야 한다는 비공식적인 규칙이나 자신의 업무 시간의 15%를 자유롭게 활용하도록 권장하는 15% 룰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관행의 지속적인 실행은 자연스럽게 조직 전반에 ‘생산적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조직 문화’를 정착시키게 된다. 그 결과 구성원들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게 되었으며, 회사는 혁신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조직 구성원을 보유할 수 있게 되었다.
● 성과 지표의 명확화
다음으로는, 일상 업무의 실행 차원에서도 구체적인 성과 지표를 명확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성과 지표란 업무의 우선 순위를 나타내주며, 이에 따라 업무 수행의 구체적인 행동 기준을 마련해 준다. 만약 업무 수행의 기준이 불분명하고 모호해 구성원들이 업무 수행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면, 회사에 대한 구성원들의 불만은 커지게 된다. 게다가 이로 인해 쌓인 불만이 회사에 대한 신뢰를 해치게 하는 계기로 작용할 경우, 구성원의 열정은 고사하고 우수 인력의 이탈이라는 부작용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은 구성원들이 효과적으로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명확한 성과 지표를 제시해야 하며, 그 실행의 결과에 대해서는 투명하고 공정하게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Marriott Hotel사의 경우를 보자. 호텔 산업에 속해 있는 회사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고객이 투숙할 때마다 그들에게 멋진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회사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엔지니어에서부터 청소부에 이르기까지 많은 기능 부서에 걸쳐, 수 많은 구성원들의 투철한 대고객 서비스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 만족이라는 목표 달성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성과 지표를 개발하고 이에 따른 업무 수행의 기준을 구성원들에게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일환으로 수년 전부터 회사는 균형 잡힌 성과표(BSC: Balanced Scorecard)를 활용해 다양한 성과 지표를 개발하고 업무 실행의 기준으로 사용해 왔다. 일 예로 GSI(Guest Service Index)라는 투숙객 서비스 지수는 고객 서비스에 필요한 모든 구성원들의 업무 기준이 될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 기준이 되고 있다.
● 비금전적 보상의 적절한 활용
성과 지표를 명확히 하고 이를 통해 업무 수행의 기준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 이때 구성원들이 회사가 제시한 업무의 목표 수준 이상으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유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는 성과 수준에 상응하는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성과급이나 특별 보너스를 더 많이 주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는 구성원들의 가슴으로부터 우러나는 감정적인 헌신을 이끌어내는 데에는 부족함이 있다. 따라서 구성원들에게 금전적 보상 이상으로 의미있고 명예로울 수 있는 다양한 인정(Recognition)과 축하 방식을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때 유의해야 할 사항은 비금전적 보상이 보람과 즐거움을 주기 보다는 그저 일시적이고 형식적인 이벤트에 지나지 않는다고 구성원들이 느끼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일 예로 KFC사는 ‘고무로 만든 닭’, ‘불독상’, ‘로드러너상’ 등 수 많은 특별상을 고안해 구성원들의 탁월한 업적에 대해 인정과 축하를 해주고 있다. 특히, 이러한 특별상을 구성원들에게 수여할 때, 경영층의 관심이 대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특별상을 받은 모든 구성원들은 자신의 자리에 이를 명예롭게 진열하고 있으며, 동료 구성원들의 부러움을 한눈에 받는다고 한다.
● 충분한 성장 기회 제공
기업이 구성원 개개인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충분한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도 구성원의 열정 에너지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를 위해 회사는 구성원을 단순히 고용인이 아니라 조직을 구성하는 소중한 인재로 대우하고, 이들의 역량 개발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수 있어야 한다. 이때 유념해야 할 점 가운데 하나는 기업의 비전 달성과 개인의 성장과 발전의 초점이 일치할 수 있도록 조율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Home Depot사의 경우를 보면, 회사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열정적이고 뛰어난 인적 자원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그 어떤 경쟁사들보다 구성원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또한 이에 부합하는 다양하고 매력적인 평가/보상 방식도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회사가 구성원의 성장과 발전에 온갖 정성을 쏟는 이유는 ‘고객에게 세계 최고의 서비스를 주는 기업’이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구성원의 열정과 역량이 필수적이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 강한 주인의식 고취
또한 조직 구성원의 열정을 높이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일상의 조직 생활 속에서 주인의식을 가지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회사가 이를 지원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 주인의식을 고취시키는 방법으로는 일반적으로 스톡옵션과 같이 회사의 주식을 구성원들에게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부족하다. 구성원들이 자신이 수행하는 업무와 내가 몸담고 있는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러한 자부심이야 말로, 일하는 재미와 열정을 더해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회사에 대한 강한 소속감을 고취시켜 주기 때문이다.
예컨대 Starbucks사는 구성원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주기 위해,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도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충분한 권한을 주고 있다. 회사의 정책이나 전략에 대해서 자유롭게 비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직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인다. 한편 전자 계측기 제조 업체인 Tecktronix사의 경우, 구성원들이 정기적으로 회사내의 다른 작업장 뿐만 아니라 고객 회사를 방문해서 자신들이 수행한 작업이 어떻게 쓰여지고 있는지를 살펴보게 한다. 이를 통해 구성원들은 자신의 일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그 일에 대한 책임감 이상의 보람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열정 에너지가 넘치는 리더가 Key
Wal Mart사의 Sam Walton, GE사의 Jack Welch, Intel사의 Andy Grove 등 위대한 경영자로 칭송 받고 있는 대다수 리더들은 열정 에너지가 넘친다는 공통점이 있다. 더욱이 이들은 자신이 보유한 것과 똑 같은 열정을 구성원들이 갖추기를 희망한다. 특히, 사업을 담당하고 구성원들을 이끄는 리더급 인력에 대해서는 가장 중요한 리더십 덕목의 하나로 열정을 중시한다. 이처럼 일류 기업의 CEO들이 열정 에너지가 넘치는 리더를 강조하는 이유는 리더가 바로서야 조직 구성원의 열정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찾아 볼 수 있듯이, 열정 없는 리더의 모습은 조직 구성원의 열정을 앗아가는 원인이 된다. 부하 직원의 등 뒤에서 그저 사태를 관망하며 지시와 통제만을 일삼는 리더가 되어서는 조직 구성원의 열정을 이끌어 낼 수 없다. 리더 스스로가 먼저 소매를 걷어 붙이고 직접 문제를 해결하려는 열정을 구성원들에게 보여줄 수 있어야 조직 구성원의 열정도 높일 수 있다. 또한 열정이 뭔지 아는 리더가 있어야 조직 운영과 인적 자원 관리 전반에 열정을 키울 수 있는 요소를 반영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