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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6,500명의 채용 현장에서 배운 것

관리자 2026-09-28 조회수 24

23년간 6,500명을 채용시키며 알게 된 ‘좋은 인재를 뽑는 회사 ’의 공통점

김성중 | 프로핸즈코리아㈜ 대표이사

지금도 신입사원 면접평가표를 채우던 그 시절이 생생하다. 코오롱그룹 공채로 인사업무를 처음 시작했을 때, 면접관들의 시선이 오래 머무는 곳은 학점이나 전공이 아니었다. 적극적인 태도, 논리적인 커뮤니케이션, 스스로 일을 끌고 가려는 눈빛. 좋은 인재를 뽑는 일은 스펙을 확인하는 일이 아니라 '사람을 읽는 일'이라는 것을, 그때 처음 배웠다.

이후 글로벌 외국계 기업 필립스코리아로 옮기며 채용의 결이 달라졌다. 신입 공채 대신 경력직 중심,   부서별 직무기술서(JD)에 얼마나 정확히 들어맞는 사람인지가 우선이었다. 온라인 채용이 없던 시절, 조선일보에 채용공고를 내면 매일 200통 넘는 등기우편이 사무실로 쏟아졌다. 당시 경력직 15명채용공고에 5,000여명이 넘게 지원하던 시절, 그 서류더미를 며칠동안 밤새 직무별로 분류해 각 본부와 부서에 전달하면, 현업이 서류를 검토해 면접 대상자를 선정하곤 했다. 그 과정을 반복하며 깨달은 것도 결국 같았다. 좋은 채용은 '많이' 보는 일이 아니라 '정확히' 보는 일에서 시작된다.

대기업과 글로벌기업에서 쌓은 HR 실무 감각은 지금까지도 채용시장을 바라보는 기본기가 되어주었다. 그 경험을 안고 헤드헌팅 회사를 설립해 어느덧 23년이 흘렀다. 그동안 약 1,000개 기업과 거래하며 누적 6,500여 명의 경력직 인재를 고객사에 입사시켰다. 연평균 282명, 고객사 반복수주율 80% 이상, 오더 수주 후 평균 7일 이내 추천, 입사 후 정착률 평균 95%. 대기업부터 중견기업, 외국계기업, 스타트업까지 수많은 채용 현장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확인한 것은 하나다. 좋은 인재를 계속 뽑는 회사에는 분명한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이다.

첫째, 채용하고 싶은 사람이 명확하다

채용을 잘하는 회사는 현업과 인사팀이 충분히 소통한 뒤 구체적인 JD를 만든다. 단순히 "관련 경력 10년 이상"이라고 하지 않는다. 입사 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반드시 필요한 경험은 무엇이고 협의 가능한 조건은 무엇인지가 분명하다. 반대로 채용이 3개월, 6개월씩 장기화되는 기업을 보면 모든 것을 갖춘 '슈퍼맨'을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학력도 좋아야 하고 대기업 출신이어야 하며, 특정 산업 경험과 직무 경험, 영어실력까지 뛰어나야 하고 연봉은 회사 기준에 맞아야 한다. 조건이 하나씩 추가될수록 실제 시장에 존재하는 후보자는 급격히 줄어든다. 좋은 채용은 완벽한 사람을 찾는 일이 아니라, 지금 우리 회사가 가장 필요로 하는 역량을 가진 사람을 찾는 일이다.

둘째, 면접에서 후보자도 회사를 평가한다는 것을 안다

면접은 회사가 후보자를 평가하는 자리이지만, 경력직 채용에서는 후보자 역시 회사를 평가한다. 면접관이 이력서를 제대로 읽지 않았거나 권위적인 태도로 질문한다면, 우수한 후보자일수록 마음이 먼저 돌아선다. 채용을 잘하는 기업의 면접관은 다르다. 경험과 성과를 구체적으로 확인하면서도 상대를 존중하고, 동시에 회사가 어떤 문제를 풀기 위해 사람을 찾는지, 입사 후 어떤 역할과 기회가 주어지는지를 충분히 설명한다. 실제로 좋은 후보자가 최종 단계에서 이탈하는 사례 대부분은 처우 문제보다 면접 과정에서의 커뮤니케이션 부족, 전형 지연, 존중받지 못했다는 인상에서 비롯된다. 결국 면접은 평가의 자리인 동시에, 우수한 인재를 설득하는 자리다.

면접은 경험을 검증하고 서로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자리다.

셋째, 감(感)이 아니라 검증 가능한 도구로 확인한다

최근 우수한 기업들은 인성·역량검사, PT면접과 심층 Q&A, 실무 영어 테스트, 전문기관을 통한 레퍼런스체크 등을 두루 활용한다. 과거의 직함이나 회사 이름보다 "무엇을 했고, 어떤 성과를 냈으며, 그 성과를 새로운 조직에서도 재현할 수 있는가"를 검증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그러나 23년간 수많은 입사와 퇴사를 지켜보며 확인한 것은, 아무리 정교한 도구를 쓰더라도 마지막에는 결국 '사람과 조직의 궁합'이 승부를 가른다는 사실이다. 능력이 뛰어나도 조직의 가치관·리더십 스타일과 맞지 않으면 오래가지 못한다. 반대로 스펙이 조금 부족해도 조직문화와 잘 맞고 배우려는 태도와 책임감이 강한 사람은 시간이 갈수록 핵심인재로 성장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넷째, 채용을 입사일로 끝내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대목이다. 좋은 인재를 잘 뽑는 기업은 입사 후에도 그 사람을 방치하지 않는다. 새 조직에 적응하도록 돕는 멘토 역할의 선배나 리더가 있고, 수습기간 동안 업무는 물론 대인관계와 조직 적응까지 세심하게 살핀다. 함께 점심을 먹고 차 한잔하며 "일하는 데 어려움은 없는지", "기존 조직과 문화적 차이는 없는지" 물어봐 주는 작은 관심이 의외로 큰 차이를 만든다. 이런 회사는 경력직의 조기퇴사율이 낮고, 좋은 인재가 또 다른 좋은 인재를 불러오는 선순환이 만들어진다.

입사 후 작은 관심과 멘토링이 새로운 동료의 정착을 돕는다.

채용의 무게중심이 달라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의 채용 방식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과거처럼 전 부문의 인원을 고르게 늘리기보다, 매출 확대·수익성 개선·시장점유율 확대·신사업 추진,M&A와 직결되는 핵심 포지션에는 과감히 투자하고 그 외의 채용에는 훨씬 신중해지는 흐름이다. 이럴수록 HR의 역할은 더 중요해진다. 사람을 많이 뽑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아니라, '누구를 뽑느냐'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23년간 현장에서 지켜본 것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좋은 인재를 뽑는 회사는 사람을 '고르는 회사'가 아니라, 좋은 사람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며 오래 머물 수 있는 환경까지 만드는 회사다. 채용은 합격통보로 끝나지 않는다. 어쩌면 그때부터가 진짜 채용의 시작인지도 모른다.

AI와 채용 플랫폼이 후보자를 '찾는 일'을 빠르게 대신해주는 시대다. 그러나 핵심인재의 이직 동기를 읽어내고, 조직과의 궁합을 판단하며, 처우를 조율하고 설득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으로 남아 있다. 기술이 채용의 속도를 바꿀 수는 있어도, 결국 사람을 뽑는 일의 본질까지 대신하지는 못한다는 것을, 지난 23년의 현장이 말해주고 있다.

일러스트: AI 생성

 

김성중  |  프로핸즈코리아㈜ 대표이사

헤드헌팅 업력 23년 · 누적 1,000여 고객사 · 6,500여 명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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